ESG STORY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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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가게

이경미제주 제로 웨이스트의 랜드마크를 꿈꾸다.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월랑로 58

#면생리대 #면와입스 #소락 #제로웨이스트샵 #랜드마크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로웨이스트샵 지구별가게 대표 이경미입니다. 제주에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를 목표로 다시 쓰고, 오래 쓰는 물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의 시작은 제조업이고, 주 품목은 면생리대입니다. 저의 꿈이 대로변에 면생리대를 파는 큰 매장을 갖는 것이었는데 꿈이 실현되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내 몸에 좋아서 시작했던 면 생리대와 면 와입스(wipes)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쓰레기가 안 나오는 것들이어요. 화장실에서 휴지가 나오지 않으니 지구에게도 좋고 쓰레기 없는 삶이 가능하게 된 것이죠. 그때 제로웨이스트라는 키워드들이 뜨고 있어서 트렌드가 맞아져 함께 이 시류에 흘러 들어가긴 했어요. 저희는 이미 윗 단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로웨이스트의 대표 브랜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떻게 생리대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을까요?
친환경적인 삶들을 사는 생활 소비자 협동조합에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2016년도에 생리대가 없어서 깔창생리대도 썼다, 학교도 못 가고 수건만 깔아놓고 누워 있었다, 생리대가 너무 아파서 생리대가 뭔가 문제가 있는 거 같다와 같은 이슈들이 워낙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조합원들은 당연히 면생리대들을 쓰니까 우리가 면생리대를 만들어서 보급을 시켜보고 나눠보자고 하면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면 생리대는 가장 안전한 생리용품이기에 좀 더 알리고 싶어서, 처음에는 나누어주거나 주변의 지인들에게 강제로 팔았어요. 2019년 1월부터 온라인에 올려서 팔기 시작했는데, 전혀 나를 모르는 사람이 필요에 의하여 구매하기 시작한 거에요. 시중에 나와 있던 면 생리대들이 말만 면 생리대지 폴리우레탄(pu)이 들어있는 방수 재질의 플라스틱 생리대였고, 그래서 좀 제대로 된 면 생리대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시작했었죠.

면생리대 외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한 계기가 있을까요?
단순히 천을 잘라서 생리대를 만들었는데 식약처 허가가 필요한 거예요. 식약처 허가는 제조 허가가 있고, 품목허가가 있고, 그냥 집에서 만들어서 팔면 불법 의약품 거래가 되니 특별한 곳에서 만들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허가를 위해서 한 일 년 정도 시간이 들었는데 그 시간 동안 작은 손수건인 면와입스를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죠. 그때 당시 생협(생활 협동조합)에서 구매를 많이 해 줘서 허가를 받기 위한 1년 동안을 잘 견디었어요. 그 후 허가를 받고 면생리대 판매를 시작한 거죠.

지구별가게에서 판매하는 면 소재에 특이점이 있을까요?
목화천으로 만든 것들이면 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목화산업 자체가 가장 많은 비료를 사용하고, 물을 많이 먹거나 여러 농약을 많이 가장 많이 치는 산업 중에 하나이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어떤 제안이 없을까? 고민 하다 보니 유기농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기농법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그냥 전통 소창들은 알고 보니 유기농법과는 거리가 있고 그래서 우리만 쓸 수 있는 유기농 소창을 개발 하였고, 전국적으로 저희만 사용하고 있어요.

유기농 순면을 활용한 다회용 브랜드 ‘소락(小樂)’은 어떤 의미일까요?
소락은 제주어로 햇빛에 잘 말라 ‘아주 뽀송하다’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화장실 휴지 한 장을 버린다고 세상이 바뀌거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저는 세상은 안 바뀔지 몰라도 적어도 저는 그 화장실 휴지 한 장 줄여서 기분이 좋아지니까 아주 작은 즐거움으로 ‘소락’이란 뜻도 있어요. 이 두가지 의미로 저희가 만드는 제품들은 소락이라 브랜드로 팔아요. 소락패드, 소락와입스, 소락손수건 이렇게 소락시리즈를 이어지고 있어요.

소락시리즈만 만드셔서 판매하시는 것이 아니라, 넓은 장소로 옮기시고 다른 상품들과 판매를 하시게 되는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처음 저희 제품을 다른 장소에서 판매할 때, 저희 제품만 있을 때 심심해 보여서 다른 제품들을 추가하게 되었어요. 비누를 대체할 수 있는 소프넛(soap nut)이라고 하는 열매라든가, 비닐 랩을 대신할 수 있는 밀랍 랩이라든가 이런 제로웨이스트 아이템들을 하나둘 추가를 하기 시작하면서, 제로웨이스트 샵이라는 명칭을 얻게 된 거죠. 그러면서 제로웨스트 샵에는 뭐가 필요할까라고 다시 생각하고 우리가 만드는 것들은 다 원단 종류니깐 원단인 소락 라인을 깔고 그 다음에는 전문 업체에서 만드는 대나무 칫솔, 고체 치약 등 하나씩 늘리다보니 지금의 형태가 된 거죠. 저희는 플라스틱 사용을 반대하거나 1회용 용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대신 이걸 사용해 보라는 대안을 제시해 준다는 거죠.

장소를 이전하신 이유가 있으세요?
더 이상 사지 마세요. 더 이상 쓰지 마세요. 이럴 순 없으므로 대안으로 친환경적인 제품들을 사용하자는 목적으로 SNS를 시작했어요. SNS을 통해서 제가 사는 삶들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고, 지금은 저희의 모든 마케팅의 기반이 되었어요. 현재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나 스마트 스토어로 이어져 가고 있죠. 저희가 온라인 매출이 90%, 매장 매출이 10% 기준이었는데. 지금 이쪽으로 이전해서 온 이유가 내년에는 온라인과 매장이 반반 정도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여요. 왜냐하면, 지구온난화와 탄소배출 줄이자고 이야기하면서도 또 딜레마가 빠지는 게 이 제주라는 곳에서 전국 각지로 가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 탄소 발자국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또 제주의 기관들도 여러 기관들도 있는데, 이런 기관들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그런 배송을 줄일 수 있겠구나 그런 어떤 판로가 있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일부러 좀 더 많이 눈에 띄는 곳으로 이전 왔습니다.

이전하신 새로운 공간에서 하고 싶으신 것은 어떤 것일까요?
공간 안에서 쉬고 갈 수 있는 카페도 조그마하게 시작을 할 것이고, 곧 오픈하려고 준비 중인 공유 옷장이 있어요. 공유 옷장은 옷으로 옷을 사는 옷 가게인데, 내가 입던 옷을 가져와서 다른 이가 입던 옷으로 바꿔가는 옷장이죠. 저희가 10월에 이사를 와서 10월에 많은 이벤트를 했었어요. 쓰레기 줍는 환경 활동하는 친구들과 비건 음식을 같이 먹기로 하고, 환경 활동가들을 불러서 토크쇼도 하고, 식물 클래스도 했었어요. 지금은 옥상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저희 옥상의 밭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심어서 여기서 판매도 하고, 같이 클래스도 하고, 요리도 하고,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이 지구별 가게를 제주 제로웨이스트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데 제가 어떤 보탬이 될 수 있는,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고 또 네트워킹이 필요하면 그렇게 이어주는 공간 그런 공간으로 지구별 가게가 잘 건재했으면 좋겠어요.

지구별가게 바깥에 슬로건들이 많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공항에 가면 차르륵 바뀌는 시간표나 아니면 옛날에 극장 앞에 상영될 때 글자 하나씩 바꾸던 형식이 생각이 나서 저희는 최대한 많은 말을 간판에 넣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전하면서 간판을 버리고 올 수 없으니까 간판 아래에 달고 그러면서 갑자기 간판 부자가 됐습니다. 간판과 원래 있던 여기 간판과 그러다 보니 안 그래도 할 말이 많은데 많이 썼죠. 그리고 버스 높이가 딱 맞아요. 그래서 우리 간판들이 그런 광고판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저는 최대한 많이 쓰고 있어요.

지구별가게 하시면서 지탱하시는 힘은 무엇일까요?
저희가 용감하게 덤벼들고 있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것 밖에 없으니깐 이렇게 하는 것이고, 그것마저도 지탱해 줄 수 있는 것은 저희의 제품에 대한 퀄리티이고 저희 제품이 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제주에서 저희처럼 이 의약외품을 만드는 곳이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제우스가 마스크를 제주도에서 만들고 있긴 하지만, 마스크와는 저희 제품이 다른 것이여서 이제 저희가 좀 특별한 위치에 있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저희는 재봉실도 순면실을 쓰는데, 이런 것들을 대놓고 홍보를 하고 싶지만,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들한테 상처가 될까 봐 홍보에 사용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재봉사는 보통 폴리실로 사용하고 단가도 더 싸거든요, 저희는 제작 공간이 바로 옆에 따로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실 하나까지도 신경 써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아마 지금껏 이렇게 외면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구별가게 대표가 아닌 자연인 이경미는 지금 어떤가요?
제주의 가을에 반해서 2013년도 즈음 단풍을 보고 이주를 결정했어요. 그 이후로 제주의 단풍을 본 적이 없어요. 다들 간다는 ‘천아계곡’이 나는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겠어. 지구별 가게 이사장이 사람들은 제가 성 씨가 이시라 이사장인 줄 알아요. 이사장을 빼고는 제가 없을 거 같아요. 이제 조금씩 떼는 연습은 필요해 보입니다. 10년을 다 채우진 않을 거 같아요. 저도 좀 제주의 자연을 보고 그런 다음 제주를 떠날 수 있게. 그게 개인 이경미의 바람입니다.

글_박소진  사진_한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