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STORY

INTERVIEW

003

세이브

제주바다

한주영쓰레기를 함께 주우며 되살리는 모두의 바다

#바다정화 #비치클린 #해양쓰레기 #환경교육 #환경봉사단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 매주 바다정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세이브제주바다 대표 한주영입니다.

‘세이브제주바다’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주에서 나고 자라서 어렸을 때부터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바다를 놀이터 삼아 놀곤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서핑을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서핑을 배우기 전에는 여름에만 바다에 들어갔었는데, 서핑을 하면서는 다른 계절에도 바다에 직접 들어가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렇다 보니 바다에 대한 애정이 좀 깊어지더라고요.
2014년 겨울에 발리로 서핑 여행을 처음 갔는데 발리는 겨울이 우기라서 겨울에만 비가 와요. 그렇게 깨끗해 보였던 바다가 비만 오면 회색이 되고, 무엇인가가 둥둥 떠다니는 거여요. 하루는 바다 위에서 보드 위에 누워서 패들링 하면서 가는데 갑자기 엄청난 쓰레기가 쓱 하고 밀려오더니, 저를 둘러싸더라고요. 페트병, 빨대, 컵, 담배꽁초, 휴지, 비닐봉지, 음식물 찌꺼기 등.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야 되겠다 싶어서 열심히 패들링을 했는데, 할 때마다 손에 계속해서 쓰레기가 닿는 거예요. 그때 정말 너무 충격을 받았고 뉴스나 책에서만 들었지 현실은 정말 심각하구나 생각했고 그로 인해 환경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제주로 돌아와서는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텀블러를 사용하고 채식을 하고 이런 활동만 조금 하였어요. 그 당시 쓰레기를 줍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정부가 할 일이라고만 생각했죠.
우연히 2017년에 발리에서 활동하는 두 자매 이야기를 들었어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2018년에 그들로 인해 발리 주지사한테 큰 대형마트에서 비닐봉지 무상금지 및 사용 금지 약속을 받은 친구들이었거든요. 환경운동가라고 하면 대단하고 환경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완벽한 삶을 살고 환경에 나쁜 일은 절대 안 하는 사람들만 환경운동가가 되는 줄 알았는데,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17년 12월에 서퍼이기에 바다에서 기쁨을 얻으니 바다 사용료로 한 달에 한번 쓰레기 주워서 바다에 돌려주자라고 시작을 하게 된 것이 ‘세이브제주바다’입니다.

‘세이브제주바다’는 어떻게 봉사단체로 자리잡게 되었는지요?
처음에는 단지 쓰레기 한 달에 한 번만 줍자 해서 시작을 하게 되었지만, 해양 쓰레기를 가지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활용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어요. 그래서 처음에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SNS 활용이었어요. 처음에는 친구들만 초대했는데 그 당시에 환경에 관심이 많아지던 시기여서 많은 분들이 팔로우 해주셨고,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더라고요. 그래서 쓰레기를 줍는 횟수도 한 달에 한 번에서 계속 횟수가 늘어나서, 지금 매주 1회 이상은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정식 단체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자원봉사협의회에 가입을 하면 봉사하다가 다쳐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고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봉사 시간도 인정이 되고 해서 봉사단체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자연을 사랑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봉사시간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되었죠. 봉사 시간을 위해서 오는 친구들도 있는데, 바다 쓰레기 줍기 전에 진행하는 해양 환경오염에 대한 환경 교육이 이런 친구들에게 시야를 넓히게 해줘요. 해양 쓰레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유입이 되고, 쓰레기 종류가 어떤 것이 있는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우리한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 알려주죠.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 집에서 만들어낸 쓰레기는 식습관, 생활습관, 소비 습관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나서 같이 쓰레기를 주우러 가면 환경에 대한 시야가 넓어져요. 환경에 관심도 커지고 쓰레기 주으려고 임하는 자세도 달라지고, 끝나고 나서 집에 가서 뭔가 실천하려는 의지가 생겨서 가거든요.

제주도에서의 환경운동을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제주도라는 장소 자체가 환경운동을 하는데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하거든요. 여기는 어디를 가도 바다이기에 바다에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경각심이 바로 생기거든요. 저희가 봉사활동하면서 바다의 현실을 보여주면 내가 좋아하는 바다에 고통을 안겨주었구나 생각하거든요. 제주가 그런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해요. 제주도에서 활동은 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 주시고 계세요. 저희 비치 클린도 도민분들도 많이 오시지만 관광객분들도 많이 오시고 한 달 살이 하시는 분들 좀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어서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단체를 만나시고, 봉사단체가 되고, 환경 교육도 하시는 지점에 이르렀는데, 이 성장 과정이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이렇게까지 단체가 커진 것에 대해서 저는 신기해요. 혼자였으면 안 되었었을 거 같고, 저희 운영진 분들 덕분이여요. 좋은 아이디어도 주시고, 제가 안 될 것 같다고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옆에서 응원과 격려도 해 주시고, 실제적으로 도움도 주셔서 커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의 힘이 모이면 되게 크다는 것을 세이브제주바다 활동을 통해서 느끼고 있어요. 쓰레기가 굉장히 많은 바다를 약 30명이 1~2시간이면 다 치우거든요. 이래서 함께하면 할 수 있구나를 다같이 느끼시는 거 같고, 그런 것들 때문에 자주 참여해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이 활동을 통해서 나 하나의 가치가 얼마나 큰가에 대해서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김녕 비치클린 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어떻게 운영되나요?
2020년에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모일수가 없어서 6개월 정도를 쉬었어요. 계속 바다에 쓰레기는 쌓여가니 안전하게 비치클린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을 하다가 접촉을 줄여야 되겠다하여 만든 것이 ‘무인 비치클린 센터’여요. 신청만 하면 누구나 와서 할 수 있는데 그 당시에 저희가 5명 인원 제한을 했어요. 저희한테 신청하면 청소용구도 제공해 드리고 또 조끼도 입으면서 소속감도 느끼게 되고, 이걸 캠페인으로 시작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운영진들이 본업이 따로 있어서 주말에만 활동을 하는데, 평일에만 가는 하시는 분들도 있고 여행을 오신 분들이나 주말에 일하시는 분들은 여기 센터 많이 이용하고 계십니다. 코로나가 만든 새로운 비치클린이 되었어요. 시대가 변하면서 봉사활동의 형식도 바뀌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인센터 오시는 분들도 매번 활동을 기록하고 있고 활동 끝나면 몇 자루 수거하셨는지도 항상 묻고 있어요. kg로 파악하지 못하지만 자루 개수로 파악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단체 비치클린 때도 항상 인원수 파악하고 수거량 파악해서 기록하고 있어요.

활동량이나 수거량에 대한 시작부터 최근까지의 데이터가 있나요?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는데 6000명쯤 되었고, 50톤 수거했어요. 저희가 쓰레기를 많이 수거할 때도 있지만, 사실 큰 쓰레기는 줍기 편하고 쉬운데 작은 쓰레기들이 더 어렵거든요. 무게도 안 나가고 시간에 비해서 적은 숫자라고 생각하는데 작은 것들이 더 많이 주어야 되는 거예요. 더 작아지기 전에 주어야 되는데 사실 지금은 큰 쓰레기 줍기 바쁠 때가 더 많아요.

지금 함께하시는 인원은 몇 명인가요?
저희 운영진이 12명이고 다들 본업이 있고, 월급받는 직원이 1명 있어요. 단체라는 것이 제가 대표긴 하지만 제가 없어도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운영진이 좀 많아야 되지 않을까 해서 SNS 통해 관심 있으신 분들 모집을 해가지고 연락 오신 분들 중에서 운영진으로 지금도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어떤 일을 진행할까요?
비치클린을 진행하기 위해서도 일들이 많아요. 사전 답사를 가야 된다거나, 당일 날에도 미리 가서 하고자 하는 곳에 쓰레기가 많은 곳을 살펴봐야 되요. 참여자분들 오시면 교육하고, 활동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고, 장갑 같은 활동용품도 나눠드리고, 봉사활동 시간 올리신다고 하면 기록 받아야 되고, 활동 중간 중간에 참여자분들하고 대화도 하고 사진도 찍어요. 활동 끝나고 나서는 읍사무소 등에 전화해서 해양 쓰레기 수거 부탁드리고 또 봉사활동 시간 기록을 센터에 보내고, 장갑을 빨거나 이런 일련의 일들이 있어요. 많이 도와주고 계셔요.
그리고 저희가 부포 수거도 하고, 재활용 프로젝트를 위하여 재활용을 통해서 뭘 만들지 그런 기획이나 아이디어들 만들고, 또 활동가들과 함께 환경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해양 쓰레기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어업 폐기물 생각하시고, 내가 직접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한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직접 바다에 와서 쓰레기를 줍다 보면 이 해양 쓰레기가 우리의 식습관. 생활 습관. 소비 습관이랑 관련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어요. 그래서 기회가 되신다면 제주가 아니어도 요새 플로깅(PLOGGING) 굉장히 유행이이니 쓰레기 줍는 것을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고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생활 불편함을 감수하고 쓰레기를 하나라도 덜 만드는 그런 삶을 우리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꼭 바다에 와서 아니더라도 집 앞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만 주워도 빗물에 쓸려서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걸 막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쓰레기 하나 덜 만들어도 어떤 경로로든 바다로 흘러갈 쓰레기 하나를 줄일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가장 쉬운 것은 생수 사 먹지 않고 물병에 물 담아서 다니고 텀블러를 사용한다든지 장바구니를 사용한다든지 요즘 환경제품이 많잖아요. 하나쯤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환경문제들을 어떻게 활동으로 반영하고 계시는지요?
처음에는 쓰레기를 열심히 주어서 읍사무소에서 가져갔어요. 해양 쓰레기 수거 차량이 따로 있고 뭐 처리 과정이 다르다고 하는데 정부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면서 열심히 줍기만 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해양 쓰레기를 쌓아놓는 중간 집하장에 가게 됐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그중에 몇 %가 매립이 되고, 소각이 되고, 재활용이 되냐 모른다고 하면서 거의 대부분 뭐 소각이 되고 매립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이해는 되는 것이 해양 쓰레기가 줍다 보면 오염이 된 것도 많고 조각들도 많고 이게 분류도 어렵고 해서 돈이 많이 들기에 재활용은 어렵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처리 문제가 이 상황이라는 걸 알고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해서 쓰레기를 줍는다면 우리가 쓰레기를 바다에서 육지로 옮기는 거밖에 안 되잖아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2020년부터 ‘해양 폐플라스틱 부표 재활용 사업’을 시작을 했어요. 인건비는 아예 계산하지 않고, 육지로 보내고 세척하고 파쇄해서 녹여가지고 펠릿으로 만들고 금형 있는 공장에 보내서 가능 수량으로 만들었는데 단가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저희도 실용적인 것 만들고 싶고, 예쁜 것 만들고 싶었으나 제한이 많았어요. 색상은 색깔들이 합쳐지니 검은색만 나오더라고요. 열쇠고리로 만들어서 비치클린 참여자와 교육 참여자들에게 나눠드리려고 만들었으나 왜 쓰레기로 쓰레기를 만드냐 누가 요새 열쇠고리를 쓰냐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기운이 빠지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길이 나랑 다르다고 해서 그게 틀린 것은 아니니 무작정 비난은 안 해줬으면 좋겠어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굉장히 고민 끝에 저희도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실망스러운 면이 가끔 보여도 과정이라고 생각해 주시고 끝까지 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글_박소진  사진_한용환